울산은 대규모 석유화학 단지가 밀집해 있는 지역으로, 평소에도 미세먼지와 각종 대기오염물질이 발생한다. 최근 몇 년 사이 황사와 산불 연기까지 겹치는 날이 잦아지면서 대기질이 단기간에 ‘최악’ 수준까지 치솟는 사례가 보고되었다. 주민들은 맑은 날임에도 불구하고 호흡기 질환이나 두통을 호소하며, 특히 아동·노인 등 취약 계층의 건강 피해가 심각하게 우려된다. 이는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기후 변화와 산업 구조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점에서 구조적 대응이 필요하다.

울산의 정유·석유화학 공단은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 중 하나로, 이곳에서 배출되는 질소산화물과 황산화물, 휘발성유기화합물(VOCs) 등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어 왔다. 이러한 물질들은 초미세먼지 발생의 주요 원인일 뿐만 아니라, 장기간 노출 시 폐질환과 심혈관계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. 특히 울주군 온산읍과 남구 일부 지역에서는 주민 민원이 매년 반복되고 있으며, 환경단체는 “산업 성장만 강조하고 환경 규제는 소홀히 한 결과”라고 평가하고 있다.

영남권 대기환경연구소 조사 결과, 울산의 주거 지역보다 산업단지 주변에서 측정된 다환방향족탄화수소(PAHs) 농도가 4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. 또한 할로겐화 PAHs 농도도 약 3배가량 높은 수준으로 검출되며, 이는 세계보건기구(WHO)에서 지정한 1급 발암물질로 분류된다. 표면적으로는 대기 질 개선 사업이 이루어지고 있으나, 실질적으로는 주민들이 일상적으로 고위험 물질에 노출되고 있음을 보여준다. 따라서 울산의 공기질 문제는 단순한 수치상의 미세먼지 문제가 아니라, 지역 주민 건강과 직결된 구조적 위험이다.